새 카테고리/창작의 시

달력 한 장

들향기포토 2024. 12. 11. 13:55

 

달력 한 장

     들향기 장외숙

 

마을금고에서 두루마리로 너를 만나서

새해 첫인사하고 너를 잘 보이는 벽에다 걸었지

올해도 무사 안녕을 빌면서

 

춘삼월 꽃바람 연둣빛에

새들의 새 생명 축제에 마음 빼앗기고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너를 정리했지

 

순백의 찔레꽃 향기에 젖어

오월의 여왕 장미꽃 향기에 취해

긴 장마와 벗 삼아 지내다가

벌써 반년이 지났구나 하면서 

또 한 장을 넘긴다

 

하늬바람에 오곡이 익고

황금 들녘을 보며 풍요를 느끼면서

벌써 가을이구나 하면서

너를 또 정리한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동지섣달 달력 한 장 너를 보면서

엄동설한 눈 오는 설경도 좋더라

자연도 철 따라가고 너도 같이 떠났구나

 

너를 한 장 한 장 생각 없이 넘기다 보니

일 년 동안 이루어 놓은 목록 하나 없이

이제는 갈무리를 해야 되는데

채울 것도 비울 것 도 없는 

내 삶이 조금은 쓸쓸하다

 

 

달력   / 들향기 장외숙

 사계절의 달력을 표현하기 위해 자세한 내용을 줄이고 다듬습니다.

 

마을금고에 너를 

새해 첫인사  보이는  걸었지

올해도 무사 안녕을 빌면서

 

춘삼월 꽃바람 연둣빛에

새들의  생명 축제에 마음 빼앗

세월 가는  모르고

 

찔레꽃 향기에 젖어

장미꽃 향기에 취해

 장마와  삼아 지내다가

벌써 반년이 지나

  장을 넘긴다

 

하늬바람에 오곡이 익고

황금 들녘을 보며  느끼면서

 

벌써 풍요의 가을 되어

너를  정리한다

 

동지섣달 달력  

엄동설한  오는 설경 

 따라 너도 같이 떠난다

 

  이루어 놓은 목록 하나 없이

이제는 갈무리해야 하는

채울 것도 비울 것도 없는

 삶이 조금은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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